▲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전국뉴스 = 김병주기자] 정부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추진해 온 한일정상회담의 무산 여부에 대해 외교부와 청와대가 다른 발언을 내놓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5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한일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지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일정상회담 개최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일본 정부는) 어렵다고 했지, 공식적으로 거절한 것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후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발언은 달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G20정상회의 기간에 한일정상회담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일 회담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사안에 대해 외교당국 수장과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발언이 다른 것으로, 외교부와 청와대 간에 소통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외통위에서는 이를 두고 "외교부 패싱"(자유한국당 강석호 의원)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강석호 의원이 '장관 답변과 청와대의 발언이 다르다'고 지적하자 "외교부가 상대국 외교당국을 통해 듣는 것과 청와대 측에서 갖고 있는 선을 통해 듣는 것과 상당히 긴밀히 공유하고 있지만, 시차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외교가에서는 외교부나 청와대가 가진 정보는 동일하지만, 강경화 장관은 '한일정상회담이 사실상 무산됐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고, 청와대는 '너무 매달리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현장에서 만약 일본이 준비돼서 만나자고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는 언제든지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해 여지를 뒀다.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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