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고병용 기자] 올해 전국 8개 영재학교에서 의약학계열을 지원한 학생 110명 중 62명이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강득구(더불어민주당, 안양만안)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도(‘24.2월 졸업) 전국 8개 영재학교에서 의약학계열에 지원한 학생은 110명이었다. 이 중 62명의 학생이 의약학계열에 진학했다. 진학자 62명 중 수시 54명, 정시 8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강득구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2학년도(‘23.2월 졸업) 영재학교의 의약학계열 진학 학생이 83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다. 그간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영재학교에서 의약학계열로 진학하는 학생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영재학교 설립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관련 규제가 더 강화되면서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영재학교 졸업생의 의대 진학 시 학생부 평가에서 ‘영재학교 학생부’가 아닌 ‘일반고 학생부’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이에 영재학교의 의약학계열 진학 학생이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영재학교는 이공계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대학 진학 시 의약학계열로 진학하면 그동안 지원 받은 교육비나 장학금 등을 전액 환수하고 있다.

‘지원’만으로도 환수하는 서울과학고등학교와 경기과학고등학교의 경우 올해 환수 대상 인원이 △서울과학고등학교 35명(2억 5,243만 650원) △경기과학고등학교 18명(8,100만 원)이었다. 대전과학고등학교 역시 지원자 11명 중 10명을 대상으로 7,577만 원을 환수했다. 전국 8개 영재학교에서 총 66명의 학생이 환수 조치를 받았다.

한편, 영재학교 경쟁률은 매년 하락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는 영재학교에서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영재학교에서 의약학계열에 진학할 경우 장학금과 교육비를 환수하는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공계특성화대학에 진학한 뒤 다시 의대로 가는 경우가 많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강득구 의원이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서도 최근 3년간 의대 쏠림 여파로 서울 주요 15개 대학에서 이과 자퇴율이 문과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Y 대학만 분석해보면 인문계 자퇴율은 1% 미만 수준을 보였지만 자연계 자퇴율은 4~5.2%로 최대 5.7배까지 벌어졌다.

강득구 의원은 “영재학교에서 의약학계열로 진학 시 교육비나 장학금 환수 조치에 따라 의학계열 진학 학생들이 다소 줄었으나, 최근 윤석열 정부의 2천명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의학계열 진학감소 추세가 꺾일 우려가 있다”며, “데이터를 통해 이러한 현상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하고 우리 사회가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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